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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디즈니+ '하이퍼나이프' 8화 리뷰 : 최후의 메스, 그리고 남겨진 자들

by cine:) 2025. 4.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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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endingcredit.tistory.com

디즈니+의 메디컬 범죄 스릴러 하이퍼나이프가 8화를 끝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마지막화는 단순한 진실공방을 넘어선, 생명과 죽음, 그리고 '의사로서의 자격'에 대한 묵직한 물음을 던졌습니다. 세옥과 최덕희, 그리고 양경감까지 이 세 인물이 만들어낸 숨 막히는 클라이맥스를 함께 정리해봅니다.

 

"모든 걸 뒤집어쓸게, 세옥은 남겨줘"

최덕희는 이완일 형사의 죽음 이후 모든 사건의 범인으로 자신을 내세우려 합니다. 그는 과거 양경감이 증거를 은폐하며 돈을 받아왔다는 사실을 녹음했고, 불법 수술과 살인을 스스로 자백합니다. 이 모든 것은 세옥을 지키기 위한 선택이었습니다.

그는 세옥에게 "수사를 계속해 자신을 잡으라"고 도발하며, 자신을 통해 세옥이 진짜 의사로 완성되길 바라는 듯합니다. 말기 암 환자인 그는 일부러 병을 키워 수술대 위 죽음을 원하고 있었고, 이 사실을 알게 된 세옥은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드러냅니다.

 

"살리는 자가 되기 위해선, 죽음을 겪어야 해"

앨런킴은 세옥에게 충격적인 말을 전합니다. 최덕희는 일부러 실패를 택했고, 세옥이 수술 중 환자를 잃는 '경험'을 통해 한 단계 더 성장하길 바랐다는 것이죠. 연신대 신축 수술방에서 하우영의 이름으로 준비된 수술은 결국 최덕희 자신의 것이었습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세옥은 도망치듯 자신을 피하는 최덕희를 찾기 위해 김두봉에게 부탁하고, 라여사는 결국 최덕희의 위치를 알려줍니다. 병든 몸으로 고통스러워하던 최덕희에게 한현호는 "수술 받지 말고 편히 죽으라"고 권하지만, 그는 단호히 수술대에서 죽겠다고 합니다.

 

"넌 나를 살릴 수 있어… 하지만 나는 널 위해 죽고 싶어"

최덕희는 과거 김명진을 수술하며 느낀 살인의 충동을 세옥에게 들켜 그를 내쳤던 과거를 고백합니다. 그리고 그때부터 세옥이 '의사로서의 자신'을 다시 보기 시작했다고 말합니다. 세옥은 정점에 서 있지만, 진정한 의사는 생명에 대한 공포를 아는 사람이라며, 세옥을 위한 마지막 교육을 자처합니다.

하지만 양경감은 이 모든 걸 덮기 위해 움직입니다. 최덕희가 죽으면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은 끝나고, 경찰의 체면은 지켜지죠. 세옥이 수술을 하려 하자 그의 차를 들이받아 손을 망가뜨리려 합니다. 그러나 그 순간, 세옥은 양경감의 목을 그어버립니다.

 

칼을 든 자와 칼 위에 눕는 자

세옥은 양경감을 죽인 뒤 최덕희에게 전화를 겁니다. 함께 있다고 말하며 혼자 오라고 하죠. 직감적으로 이상함을 느낀 최덕희는 그를 만나러 오고, 양경감의 시신을 직접 확인합니다. 그리고 마침내, 두 사람은 다시 마주하게 됩니다.

세옥은 최덕희가 살아남기만을 바라고 있지만, 최덕희는 여전히 "세옥을 위해 죽겠다"고 말합니다. 세옥이 끝까지 의사로 남길 바라는 마음, 그리고 죽음을 통해 세옥의 '칼끝'을 의심하게 만들겠다는 그의 결심은 무거운 여운을 남깁니다.

 

"감사 인사를 받으러 올게요"

최덕희는 양경감의 시신을 처리하기 위해 떠납니다. "울지 말고 기다려, 때가 되면 연락할게"라는 마지막 말을 남긴 채. 결국 세옥은 연락을 받고 수술대에 오릅니다. 그 수술은, 세옥이 최덕희를 살려내기 위한 마지막 수술이자, 세옥 스스로를 의심하게 만들 가장 중요한 '한 수'가 됩니다.

수술을 시작하며 드라마는 막을 내립니다. 마지막 장면, 라여사가 불을 지르기 전 세옥의 개들을 빼돌려 키우고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세옥은 여전히 불법 수술을 이어가고 있다는 암시도 함께 남깁니다. 그 옆엔 누군가가 함께하고 있었고, 그것이 최덕희일지도 모른다는 여운을 남깁니다.

 

마치며 : 칼은, 손에 쥐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드는 것

하이퍼나이프는 단순한 메디컬 드라마가 아니었습니다. '칼을 든 자'가 갖춰야 할 무게, 그리고 생명을 다루는 자의 자격을 끝까지 질문했습니다. 세옥은 최덕희를 살리려 했고, 최덕희는 세옥을 살리기 위해 죽음을 선택했습니다.

이 마지막화는 보는 이에게 묵직한 충격을 안겼고, ‘살리는 자와 죽음을 택한 자’라는 대조적인 메시지를 완벽하게 그려냈습니다. 이 칼날 위의 드라마가 남긴 여운은 꽤 오랫동안 가슴속에 머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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