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꼬꼬무’ 178회 178화 "최악의 연쇄 성폭행범 - '발바리'를 잡아라" 리뷰 : 그날의 진실을 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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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 179화는 우리가 쉽게 잊어버렸던, 그러나 절대 잊어서는 안 될 충격적인 사건을 다시 꺼내 들었습니다. 바로 2016년 서울 오패산 터널 인근에서 발생한 총기 테러 사건입니다. ‘아귀의 전쟁’이라는 부제 아래, 단순한 범죄 재구성을 넘어 정신질환, 교정 시스템, 그리고 사회적 책임이라는 거대한 질문을 던진 이번 회차는 그야말로 의미 있는 경종이었습니다.
도심 한복판에서 벌어진 무차별적 폭력
범인은 이름만으로도 소름 끼치는 성병대. 그는 헬멧과 방탄조끼로 무장하고 도심 한복판에서 노인을 망치로 가격하며 범행을 시작했습니다. 사건의 시작부터 이미 일반적인 범죄의 양상을 벗어난 충격적인 모습이었습니다. 현장을 유유히 빠져나간 그는 전자발찌를 자해하듯 끊어버리고, 터널 인근 화단에 숨어 경찰을 기다렸습니다. 이 끔찍한 계획은 결국 경찰관 김창호 경감의 죽음이라는 비극으로 이어졌습니다.
당시 성병대는 총기를 무차별 난사했고, 그의 가방에서는 사제총기 17정, 칼 7자루, 심지어 사제 폭탄 2개까지 발견되었습니다. 단순한 우발적 범행이 아닌, 치밀하게 준비된 테러 행위였던 것입니다.
“이건 혁명입니다”... 망상의 끝은 어디인가
체포 이후 성병대는 “경찰이 자신에게 누명을 씌웠다”는 피해망상에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현장검증에서는 “이건 혁명입니다”라는 발언까지 서슴지 않았으며, 재판 과정에서는 국민참여재판까지 요청하는 등 비논리적인 주장들을 이어갔습니다.
그는 이미 7범의 전과자였고, 출소 후 4년 만에 또다시 대형 범죄를 저질렀습니다. 더 충격적인 것은 수감 중 네 차례나 조현병 진단을 받았음에도 치료를 거부했고, 이를 강제할 수 있는 법적 수단이 부재했다는 사실입니다.
시스템의 구멍, 범죄의 회전문
‘꼬꼬무’ 제작진은 성병대 사건을 통해 정신질환자 관리 시스템의 공백을 날카롭게 조명했습니다. 현재 대한민국 교정기관에 정신과 전문의는 단 한 명뿐이라는 사실은 시청자에게 큰 충격을 안겼습니다.
또한 이 사건은 단독 범죄가 아닌 연쇄적인 강력 범죄 패턴과 연결돼 있었습니다. 2016년 강남역 살인사건, 2019년 진주 아파트 방화 사건, 2023년 서현역 무차별 살인 사건의 가해자들 역시 공통적으로 정신질환 진단을 받았지만 치료를 중단한 상태였습니다. 이처럼 방치된 환자가 사회로 복귀하면서 되풀이되는 비극은 ‘범죄의 회전문’이라는 이름으로 설명됐습니다.
혐오 아닌 치료, 회피 아닌 시스템
MC 장도연, 장현성, 장성규는 단순히 사건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회가 외면해온 구조적 문제에 날을 세웠습니다. “치료받지 못한 정신질환자가 결국 다시 교정기관으로 돌아오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말은, 현재 우리 사회가 직면한 현실을 직시하게 만듭니다.
무조건적인 낙인과 기피는 정신질환자의 사회 복귀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결국 잠재적 위험을 키우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꼬꼬무>는 이번 방송을 통해 혐오가 아닌 이해와 제도 개선이 필요한 시점임을 강조했습니다.
단순 범죄 재구성 이상의 가치
179화 ‘아귀의 전쟁’은 한 편의 스릴러처럼 강렬했지만, 그 이상의 울림을 남겼습니다. 우리는 이제 단순히 “무서운 사건이었다”는 감상에서 그쳐서는 안 됩니다.
이 방송은 지금 이 순간에도 사회의 사각지대에서 관리받지 못하고 방치된 누군가가 또 다른 비극을 준비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경고였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 모두에게 닥칠 수 있는 위험이라는 점에서 공공의 책임이기도 합니다.
마무리하며
SBS <꼬꼬무> 179화는 범죄의 재구성을 넘어, 우리가 직면한 시스템의 한계와 사회적 책임을 다시 묻는 강렬한 메시지를 담고 있었습니다. 단 한 명의 망상이 어떻게 사회 전체를 위협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배경에 무엇이 있었는지를 되돌아보게 합니다.
안전한 사회를 위해 우리가 선택해야 할 방향은 분명합니다. 혐오가 아닌 치료, 회피가 아닌 제도 개선. 그리고 그 첫걸음은 불편한 진실을 직시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