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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4월 25일 방송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 173화는 한때 ‘꿈의 직장’이라 불리던 한 방직회사의 잊혀진 진실을 조명했습니다. 1970년대 대기업으로 군림하던 방직공장, 그 화려한 외면 속에 숨겨진 여성 노동자들의 눈물과 절규. 이번 편은 단순한 과거 회상이 아니라, 여전히 끝나지 않은 현재형 이야기였습니다.
잘생긴 총각 사진사의 기억으로 시작된 이야기
이야기는 1975년, 손님들로 북적이던 사진관에서 시작됩니다. 사진관을 운영하던 이 총각 씨는 맞은편 대기업 방직공장에서 일하는 수많은 여성 노동자들을 자주 마주합니다. 당시만 해도 여성들에게 8시간 3교대제에 높은 급여를 준다는 이유로 방직공장은 ‘꿈의 직장’으로 불렸습니다.
하지만 1978년 2월 21일, 사진사 이 씨가 마주한 장면은 그동안 그가 알고 있던 방직공장의 모습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인분에 뒤덮인 얼굴로 사진관 문을 열고 들어온 한 여성 노동자의 다급한 외침은 그날의 비극을 암시하고 있었습니다.
꿈이 아닌 지옥이었던 공장 안의 현실
방직공장의 실상은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겉보기엔 안정적인 직장 같았지만, 노동자들에게 주어진 현실은 참혹했습니다. 한 명당 32대의 기계를 관리하며 하루 평균 6만 보를 걷는 고강도 노동, 40도를 넘는 공장 내부 온도, 매일같이 쌓이는 피로와 고통. 여성 노동자들은 앞치마에 스펀지, 소금, 들기름, 무좀약을 넣고 다니며 하루하루를 견뎠습니다.
그러나 육체적 고통보다 더 끔찍했던 건 ‘사람답게 대우받지 못했다’는 현실이었습니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남성보다 현저히 낮은 임금을 받았고, 솜을 훔칠까봐 몸수색까지 당했습니다. 회사는 노동자들을 감시하며, 반발하는 사람들에게는 회유 또는 협박을 일삼았습니다.
최초의 여성 지부장이 일으킨 변화
변화를 만든 건 한 여성 노동자의 용기였습니다. 동생의 죽음을 계기로 부당한 현실에 눈을 뜨고, 노동운동가 전태일의 이야기를 접하면서 그녀는 같은 처지의 여성 노동자들과 연대하게 됩니다. 이들은 노조 선거에 참여하며 결국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노조 지부장을 탄생시킵니다.
지부장은 매일같이 여공들의 불만을 접수해 회사에 시정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회사는 그녀와 동료들을 힘든 작업 현장에 보내거나, 집에 찾아가 돈을 주며 회유하려 했습니다. 심지어 횡령 누명을 씌우고, 반대파를 동원해 지부장을 몰아내려는 공작까지 벌입니다.
2층에서 뛰어내리고, 옷을 벗은 여공들
노조를 장악하려는 시도에 여공들은 극단적인 방식으로 저항합니다. 회의실에 갇히자 2층에서 몸을 던지고, 경찰의 강제 연행을 막기 위해 스스로 옷을 벗는 충격적인 결단까지 내립니다. 그들은 단지 ‘사람답게 일하고 싶다’는 외침으로, 부당한 현실과 맞섰습니다.
인분 투척 사건, 그리고 블랙리스트
1978년 2월 21일, 노조 대표 선거 당일 벌어진 인분 투척 사건은 이 사건의 상징적 정점입니다. 회사 측은 여공들의 동선을 미리 파악해 독성 물질이 포함된 인분을 던졌고, 이로 인해 선거는 무산됩니다. 이후 회사는 노조 활동에 참여한 여성 노동자 124명을 전원 해고하고, 이들의 이름이 담긴 블랙리스트를 지역사회에 퍼뜨려 다른 회사 취업마저 막았습니다.
이는 단순한 해고가 아니라, 여성 노동자들의 삶을 뿌리째 흔드는 2차 가해였습니다.
47년의 시간, 아직도 끝나지 않은 싸움
놀랍게도 이 사건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회사는 이들을 ‘자발적 퇴사자’로 분류하고 있으며, 해고된 당사자들은 오늘날까지도 “우리는 스스로 회사를 떠난 것이 아니라 부당하게 해고된 것”이라는 진실을 증명하기 위해 싸우고 있습니다.
이들이 복직을 원하는 이유는 단순히 경제적 보상을 위함이 아닙니다. 잘못된 기록을 바로잡고, 당시의 부당함을 세상에 알리고 싶기 때문입니다. 이 진실을 밝히기 위한 여정은 무려 47년째 이어지고 있으며, 그 의미는 지금 이 순간에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마무리하며
SBS <꼬꼬무> 173화 ‘꿈의 직장, 수상한 비밀’ 편은 단순한 과거의 이야기로 끝나지 않습니다.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노동, 여성, 인권의 문제를 우리에게 묻고 있습니다. 과거를 기억하는 일은 단지 회상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의 정의와 존엄을 지키기 위한 출발점임을 보여준 방송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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